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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랑 이야기

왜 음수 곱하기 음수는 양수인가?

작성자 : 수학사랑|조회수 : 16629

따짐이: 선생님, 음수끼리 곱하면 왜 양수가 되는 거죠?

 

선생님: 왜, 불만이냐?

 

따짐이: 아니오.  하지만 3´4 는 사과가 3개씩 4줄 있으면 12개가 된다는 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3)´(-4) 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선생님: 그러면 4´(-3) 같은 것은 이해가 된단 말인가?

 

따짐이: 그건, 4명한테 3만원씩 빚지고 있으면 전체 12만원 빚지고 있다는 식으로…

 

선생님: 그건 그냥 3´4 아닐까?

 

따짐이: 빚은 음수라고…

 

선생님: 하지만 사과니, 빚이니 하는 것은 다 비유일 뿐이야.  왜 꼭 빚을 음수로 생각해야 하지?

 

따짐이: 하지만, 어쨌든 사과의 개수에다 양수를 곱하면 역시 사과의 개수로 볼 수 있고, 빚에다가 양수를 곱하면 역시 빚으로 볼 수 있는데, 음수를 곱하면, 그게…

 

선생님: -4명에게 3만원씩 빚진다느니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인가?  다시 말해, 적절한 비유(모델)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지?

 

따짐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선생님: 별 것 아닌 건 아니야.  교과서에서 곱셈을 가르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니까.

 

따짐이: 알겠어요.  곱셈을 꼭 ‘똑같은 것들이 여러 개 있는’ 상황에 비유해서 가르치는 것이 문제라는 거죠?  그렇게 하면 음수 곱하기 양수까지는 그런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음수 곱하기 음수를 가르칠 때는 한계에 부딪친다, 이런…

 

선생님: 그래.  물론 나중에는 직선 위에서의 물체의 운동이라든지 하는 다른 비유(모델)을 사용해서 양수건 음수건, 또 정수이건 아니건 모두 다룰 수 있게 되지.

 

따짐이: 맞아요.  나중에는 결국 수직선 위에서 점이 움직이는 것으로 설명하더군요.  그럼… 처음부터 그걸로 하지 왜 이렇게 헷갈리게 해 놓은 거죠?

 

선생님: 물건의 개수에 비유해서 설명하는 것, 재산과 빚에 비유해서 설명하는 것, 또는 빨강단추, 파랑단추 같은 것으로 설명하는 것, 이런 것 자체는 훌륭한 교수 방법이야.  처음부터 수직선이니 속도니 하는 것으로 설명하면 너무 추상적으로 되어 버려서 이해하는 데 문제가 많을 것이니까.  역사적으로 음수의 곱셈이 발전되어 온 과정을 봐도 그렇지.

 

따짐이: 그럼 뭐가 문제죠?

 

선생님: 그런 비유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

 

따짐이: 정체?  그것들의 정체가 뭔데요?

 

선생님: 그것들은 자전거타기를 연습하기 위해 자전거에 다는 보조바퀴 같은 것이지. 음수의 곱셈(연산)을 배우기 위해 잠시 사용하는 수단이야.

 

따짐이: 그런데 그 보조바퀴를 나중까지 떼지 않는다는 말씀?

 

선생님: 바로 그거야! ‘옛날에 사용했던 사과, 빚, 단추 같은 것들은 잊어라.  사실 수의 연산이란 그 자체의 의미를 갖는 것이고 실제적인 무엇에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고 언젠가는 말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애매하게 넘어간다는 것이지.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나중까지 음수를 빚이나 단추 같은 것과 동일시한다거나, 음수라는 것은 그런 실제 상황들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오해한다거나 하는 일이 일어난다는 거야.  사실은 그런 실제 상황들이 음수의 연산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인데 말이지.

 

따짐이: 좋아요.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가 되는 이유를 꼭 무슨 실제 상황을 가지고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그런 것들을 설명하기 위해 음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처음에 설명하기 위해 비유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곧 떼어버려야 할 보조바퀴일 뿐이고요.  한마디로 음수는 음수일 뿐 빚이나 단추 같은 것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다.  맞나요?

 

선생님: 정확해.

 

따짐이: 그렇다면 음수 곱하기 음수가 양수가 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이죠?

 

선생님: 우선, (-3)´4 는 왜 -12 가 되는 걸까?  빚이라든지 하는 비유를 통하지 말고, 수학 안에서 이유를 찾는다면?

 

따짐이: 음… 3´4 와 부호가 반대라는 것을 밝히면 되나요?  그런데, 부호가 반대라는 것은…

 

선생님: 거기가 핵심이야.  부호가 반대라는 것은?  무슨 뜻일까?

 

따짐이: -a 는 a 와 더해서 0 이 되는 수…

 

선생님: 그렇지! 3´4  와 (-3)´4 가 부호가 반대라는 것을 밝히려면 더해서 0 이 되는 것을 보이면 되는 거지.

 

따짐이: 그렇다면…  3´4 + (-3)´4 는, 그렇지 분배법칙에 의해 {3 + (-3)} ´4 인데, 3과 ?3은 부호가 반대니까 더해서 0, 즉 이것은 0 곱하기 4 로 0 이다… 이게 맞나요?  식으로 쓰면  3´4 + (-3)´4 = {3 + (-3)} ´4 = 0´4 = 0  이다.  다시 말해 3´4  와 (-3)´4 를 더하면 0 이 되므로 이 둘은 부호가 반대다. 3´4 가 12 이니까 (-3)´4 는 ?12 이다.

 

선생님: 바로 그거야.  그럼 이제 (-3)´(-4) = 12 가 되는 이유도 알 수 있겠지?

 

따짐이: (-3)´4 + (-3)´(-4) = 0 인 것만 보이면 되는 거니까, 똑같이 하면 되는군요.

 

선생님: 그래.  수학적 성질은 원래 다른 것들을 동원해서 이해할 필요가 없어.  그 자체의 논리로 전개되는 것이니까.

 

따짐이: 그런데 교과서에서는 꼭 실제 상황에 비유해서 설명을 하려고 하더군요.

 

선생님: 그렇지.  그것은 아까 말했듯이, 일단 어느 정도 이해하게 하기 위한 수단, 보조바퀴라는 것이야.  어느 단계에서는 그것을 떼어 버리고, 수학 자체의 논리로 그런 개념이나 성질들이 성립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해.  그 자체의 논리로 전개된다는 것이 수학의 가장 본질적인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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