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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랑 이야기

수학은 실제로도 진실인가?

작성자 : 수학사랑|조회수 : 3638

이 글은 저널 ‘수학사랑’ 45호(2004년 7/8월호)에 실렸던 필자의 글을 조금 고친 것입니다.


따짐이: 수학에 나오는 정리들은 모두 참인가요?

선생님: 그 정리가 나오도록 한 정의와 공리를 받아들이는 한은 그렇지. 즉, 하나의 수학적 체계 (mathematical system) 안에서 얻어진 정리들은 그 안에서는 참이야.

따짐이: 그건 당연한 말이잖아요? 정의와 공리로부터 출발해서 얻은 정리들이 그 정의와 공리를 받아들이는 한 참인 것은.

선생님: 그럼 뭘 물어 본 거지?

따짐이: 그 정리들이 ‘실제로’ 참이냐는 거죠.

선생님: 예를 들면 무엇이 ‘실제로’ 참인지 알고 싶지?

따짐이: 137+163 = 300.

선생님: 137, 163, 300, 그리고 덧셈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따짐이: 아니죠. 그것들은 추상적인 개념이죠.

선생님: 그럼, 137+163 = 300 이 실제로 참이냐는 것은 무의미한 질문이 아닐까?

따짐이: 하지만 벽돌 137 개와 벽돌 163 개를 모아 놓으면 벽돌 300 개가 되잖아요?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죠. 그것이 정말 300 개가 되는지 세어 보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런데 항상 단 한 개의 오차도 없이 들어 맞는다구요.

선생님: 그런데?

따짐이: 그것은 137+163 = 300 이 ‘실제로’ 참이라는 뜻이 아닌가요?

선생님: 아니야.

따짐이: 아니라고요?

선생님: 그래, 아니야. 수는 수이고, 벽돌은 벽돌이지.

따짐이: 하지만 수는 추상적인 대상일 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벽돌무더기 합치는 ‘실제적인’ 문제에서 수학을 사용하면 항상 정확한 답을 알 수 있는 이유는 뭐죠? 더 나아가서, 그토록 많은 자연 현상, 사회 현상 같은 것들에 수학을 적용하여 답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뭐죠?

선생님: 수학이 모든 실제적인 문제에 답할 수 있다고, 즉 모든 실제적인 상황에 수학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따짐이: 아니오.

선생님: 예를 들어, 물방울 한 개와 물방울 한 개를 합하는 상황에서는 1+1 이라는 덧셈을 적용할 수 없지.

따짐이: 그렇죠.

선생님: 그럼 뭐가 문제지? 수학을 적용하여 답을 얻을 수 있으면 적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적용하지 않는 것뿐인데?

따짐이: 헉!

선생님: 예를 들어 못을 박는데 망치가 유용하다고 해서 신기해 할 것은 없지. 못 박는데 쓸 만한 도구를 골라서 쓰고 있는 것이니까. 또, 그것은 못 박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망치라는 물건을 만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따짐이: 음... 그러니까 벽돌 무더기 합치는 문제에 알맞은 도구가 바로 자연수, 그리고 덧셈이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하고 있다는 거죠? 또 그것은 벽돌 무더기 합치는 문제 같은 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수나 덧셈이라는 도구를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선생님: 역시 그 선생님에 그 제...

따짐이: 됐고요. 그래도 저는 똑같은 수학적 개념이 굉장히 여러 상황에 적용된다는 점이 신기하거든요. 예를 들어 자연수의 덧셈은 벽돌 무더기 합치는 문제뿐만 아니라 돈을 모을 때도, 사람이 모일 때도 적용할 수 있잖아요? 또, 천 년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 천 년 후에도 똑같이 적용되잖아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선생님: 그 모든 문제들이 결국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못 박는 문제와 호두 껍질을 깨는 문제, 달군 쇠를 얇게 펴는 문제가 모두 달라 보여도 결국 특정한 지점에 큰 힘(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같은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망치라는 하나의 도구로 해결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야. 어떤 문제가 벽돌 무더기 합치는 문제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으면 자연수의 덧셈을 사용하는 것이지. 그런데 그런 구조의 문제가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것이고, 그래서 옛날부터 자연수와 덧셈을 사용해 온 것이겠지. 수학적 개념들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실제적인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는 경우가 많아. 예를 들어 건물의 모양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그리는 것보다는 추상화해서 직사각형으로 표현하면 훨씬 많은 건물에 적용되는 것이지.

따짐이: 맞아요. 교과서의 방정식 단원의 활용문제(문장으로 제시되는 문제)도 여러 가지 형태로 나오지만 결국 같은 형태의 방정식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죠.

선생님: 그래. 요약하면 수학은 실제 세상에 대한 지식이 아니고 수, 셈(연산), 도형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에 대한 지식이기 때문에 ‘실제로’ 참일 수는 없지만 많은 실제적인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한다는 것이 네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 같구나.

 

송영준(도봉고등학교 수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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