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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랑 이야기

어떻게 하면 수학을 배우고 싶어할 수 있는가?

작성자 : 수학사랑|조회수 : 7688

따짐이: 어떤 수학 선생님이 TV 에 나와서, 수학처럼 생활에 많이 사용되는 학문이 없다고 하던데, 정말인가요?

 

선생님: 왜, 아닌 것 같니?

 

따짐이: 저도 학교에서 수학을 좀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별로 생활에 사용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요.

 

선생님: 많이 사용된다고 했지, 네가 많이 사용한다고 하지는 않았지 않니?

 

따짐이: 그럼, 누가 그렇게 많이 사용한다는 거죠?

 

선생님: 주로 전문가들이지.  과학이나 공학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

 

따짐이: 하지만, ‘생활’에 많이 사용된다고…

 

선생님: 그건, 아마도 ‘생활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에 사용된다는 말이겠지.  그것들을 만들거나,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

 

따짐이: 예를 들면요?

 

선생님: 긴 줄로 무게를 지탱하는 다리, 즉 현수교의 줄의 모양은 전문가들이 수학적으로 구한 것이지.  줄의 각 부분에 골고루 힘이 분산되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야.  생활 속에서 그런 다리를 볼 수 있으니까 생활에 수학이 사용된 것이고.

 

따짐이: 그런 식의 이야기라면 많이 들어 본 것 같아요.  복사용지에도 사용되고, 휴대폰에도 사용되고, 전에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듯이 컴퓨터에서 정보를 다루거나 저장하거나 보내고 받는 것도 수학을 응용한 것이죠.

 

선생님: 그렇지.

 

따짐이: 그러면, 우리가 생활하면서 직접 수학을 응용하는 것은 아니군요?

 

선생님: 그렇지.  생활에 직접 사용되었다면 학문이 아니고 상식이겠지.  우리가 생활에서 사용하는 덧셈이나 뺄셈 같은 것은 수학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마치 글을 읽고 쓰는 것만 가지고 문학이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따짐이: 그럼,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우리 생활에 직접 도움이 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선생님: 나쁘게 말해서 거짓말이고, 좋게 말하면 학생들이 공부하려는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과장해 말한 것이지.  의도는 좋은데,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지.

 

따짐이: 어떤 역효과가?

 

선생님: 수학이 생활에 쓸모 있기 때문에 배운다는 것만 강조하다 보면, 생활에 쓰지 않으면 수학을 배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 수 있지.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야.  ‘선생님은 수학이 생활에 도움을 준다고 했는데, 내가 지금까지 살아 본 결과 실제로는 아무 쓸모도 없었어.  따라서 수학이란 시험점수를 받기 위해서 공부하는 거고, 시험이 끝나면 기억할 필요도 없어.’ 이런 식으로 말이야.  이러면 곤란하겠지?

 

따짐이: 하지만 그럼 어떡하죠?  도대체 수학을 배워야겠다는 ‘동기유발’ 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대학 가는 데 필요하다?

 

선생님: 대학 가는데 수학이 필요하고, 명문 대학 못 가면 사회에서 뒤떨어지는 것이다… 많은 부모와 선생님들이 그런 식으로 수십 년간 해 왔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그것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지.

 

따짐이: 그럼, 대체 어떻게?

 

선생님: 넓고 편리한 집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돈을 쓰면서 살고, 자기 자식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매우 본능적인 욕심만이 ‘동기’ 가 될 수 있다면, 극히 일부분의 재능 있는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를 하도록 동기를 주는 것은, 속이지 않는 한 불가능해.  그런 원초적인 욕심을 채우는 데 수학은 도움이 안 되는 게 사실이니까.  생활에 도움이 된다느니 하는 말은 그래서 나온 일종의 속임수지.  아까 말했듯이 효과는 의문이지만.

 

따짐이: 넓고 편리한 집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돈을 쓰면서 살고, 자기 자식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심이라…  요즈음 많은 학생들의 장래 희망이 ‘부자’ 라고 하는데 그게 결국 이거겠군요.

 

선생님: 그래.  수학을 공부하고 싶어하지 않는 학생이 많은 것은 결국 학생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옳다고 생각하느냐 하는 문제, 다시 말해 가치관의 문제이지.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 해결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겠지?

 

따짐이: 그 근본 원인에 대한 해결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선생님: 그것은, 수학이 배울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지.

 

따짐이: 물론 그렇겠지만, 수학이 생활에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니라면서 그건 또 어떻게…

 

선생님: 수학 뿐만 아니라 학문의 가치란, 그것을 사용해서 생활을 편리하게 하거나 뭐 그런 것이 아니지.

 

따짐이: 그럼 뭐죠?

 

선생님: 그것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

 

따짐이: 음…

 

선생님: 예를 들어 과학은 자연 현상이 존재하고 변화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지.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파악함으로써 현재의 사회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정치는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법과 제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이런 것 아니겠니?

 

따짐이: 수학은요?

 

선생님: 수학은, 사물의 규칙성을 파악하여 매우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지.  수학이 직접 자연이나 사회를 이해하게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수학에 비추어 아까 말한 다른 학문들을 이해하고, 그 학문들을 통해서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

 

따짐이: 그러니까 수학은 세상을 이해하는데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꼭 필요하네요.

 

선생님: 바로 그거지.

 

따짐이: 밥을 먹여 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그다지도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느냐, 이런 것이 가치관의 문제라는 거죠?

 

선생님: 그렇지.  하지만 여기서 의문점이 있어.

 

따짐이: 그게 뭐죠?

 

선생님: 사람들이 정말 수학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수학을 그렇게 싫어하고, 대학 입시 외에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비록 잘 먹고 잘 살자는 욕심이 많은 행동의 중요한 ‘동기’ 가 되는 우리 사회지만, 수학이 이 세상을 ‘이해’하는 그토록 중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도 수학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따짐이: 듣고 보니 그렇네요.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이유는 그것이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는 데 직접 사용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수학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선생님: 그래.  입시에 매몰되어 문제풀이 방법만 가르친다든지, 수학이 생활에 직접 사용된다고 과장 광고를 한다든지 하지 말고, 수학의 진짜 모습과 역할을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다시 말해 수학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지금과 같은 유감스러운 상황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고, 따라서 수학 선생님 뿐만 아니라 학교나 정부 같은 관련 기관들로 이런 방향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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