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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랑 이야기

코사인법칙이 준 교훈

작성자 : 수학사랑|조회수 : 3906

참 오래된 얘기이다. 

아마 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나는 서울사대부속여중에서 서울사대부속 고등학교로 옮기고

그해가 저물어가는 즈음 코사인 제2법칙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예습을 하고 있었다.

요즈음은 코사인법칙이라하지만 그 때는 코사인 제1, 제2버칙이라고 했었다.

그 때 친한 선배 샘이 "왠  예습?  나가서 한 잔하자" 라고 분위기를 잡았던 것 같다.

평소 가깝게 지나는 선배(지금은 모 중학교 교장임)이고

퇴근길 한 잔을 진지한 인생의 멋으로 알고 지내던 터라 그 유혹애 넘어가고 말았다.

 

그 때 난 교과서 증명에서 코사인 제1법칙 즉 정사영의 법칙 부분을 보고, 막 코사인 제2법칙으로 넘어 가려던 참이었다.

 아시다시피 코사인 제1법칙은  삼각형의 세 변에 대하여 다음 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교과서 아래를 힐끗 보니...

 

인지라 코사인 제1법칙을 제곱하여 정리하면 되겠구나라고 간단하게 생각하고 

흔쾌이 "좋지요"라고 말하고 형의 제안을 받아 들이고 말았다.

그리고 그날 밤은 .....


 

문제는 다음날 첫반의 수업을 하는 중 코사인 제1법칙까지 잘 진행을 하고...

막 제곱을 하려는 데... 머리 속에서  

     

의 우변을 전개를 하면 너무 복잡하여 어제 교과서에서 본 것처럼 간단하지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번도 이 아이들에게 어설픈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 데...

잠시 머뭇거리는 동안 아이들은 이미 마구 떠들고 있었다...

아!...나의 스승님께서 언젠가  마구 떠드는 우리들을 뒤로 하고 칠판의 문제 풀이를 보면서 고민하던 외롭고 초라하던 모습이 머리를 스치며 진땀을 흘리던 그 순간이 지금도 아찔하다...
그 때 반장 여학생이 눈치를 채고 "선생님 양변에  a 를 곱하면 됩니다." 라고 도와주었다...

아아!  제곱이라는 것이 전개하는 것만이 아니라 양변에 같은 수를 곱하여도 된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이런 제곱의 기술을 활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참 오래 기억에 남는 제곱의 교훈이다. 

또 하나의 교훈은... 그 순간 교과서를 보면 될 텐데..

나는 오기를 부리고 교과서를 보지 않고 해결해 보려고 한 것이 잘 못이다.

아이들에게 잘 모른다는 것을 감추려는 것이 오히려 잘 모른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임을 왜 몰랐단 말인가? 


그 후 한성과학고를 거치면서 아이들의 질문에 모두 답을 해 줄 수 없음을 깨닫고...

지금은 "잘 모르겠다"라고 능청스럽게 얘기하는 여유를 부린다.

그리고 열심히 찾아보고...동료들에게 물어보고...하여 질문한 아이에게 가르쳐 주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연수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교사가 됩시다."라고 제안한다.

처음에는 좀 쑥스럽고 얼굴이 달아 오르지만 두 번..세 번 하다보면 점점 자연스러워진다..

행복한 수학선생님이 되려면 웃는 모습으로 "잘 모르겠는데.."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88년 즈음에는 동료 교사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금기인 때가 있었다.

마치 자신의 실력이 탄로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 같다. 

잘 안풀리는 문제를 끌어 안고 너무 시간 보내지 말고 동료와 함께 풀고 즐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문제의 풀이가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다.
코사인법칙을 대할 때마다 "제곱"과 "예습철저"의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사실 그 때 교과서의 코사인법칙 증명은 참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많은 자료를 찾는 계기가 되었고 그것을 저널 "수학사랑" 1호, 2호에 게재했었다.

또한 현재는 코사인법칙에 대한 여러 가지 증명을 수학백과에 올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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