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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랑 이야기

왜 한 번의 증명으로 모든 경우를 증명할 수 있는가

작성자 : 수학사랑|조회수 : 5220

이 글은 저널 '수학사랑' 58호(2006년 9/10월호)에 실렸던 필자의 글을 조금 고친 것입니다.

 

따짐이: 선생님, 증명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요.

선생님: 뭘 증명하려고?

따짐이: 아니, 그게 아니라 증명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질문인데.

선생님: 음... 아주 좋은 질문이야.

따짐이: 예? 아직 질문하지 않았는데요?

선생님: 무엇이든 더 높은 관점에서 큰 시각으로 보려는 것은 훌륭한 일이야. 보통 그걸 못해서 공부가 잘 안 되지.

따짐이: 아, 예. 어쨌든, 알고 싶은 것은요, 예를 들어 ‘삼각형의 세 내각의 크기의 합은 180도이다’ 라는 명제에서, 종이를 잘라서 붙여 보는 것으로 증명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잖아요?

선생님: 그렇지. 그것은 그 하나의 삼각형만, 그것도 180도인지 179.9도인지 180.5도인지 확실하지 않는 각이라는 것을 보일 뿐이지.

따짐이: 그런데 그걸 증명한다면서 하는 일도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요.

선생님: 왜 그렇지?

따짐이: 그 증명은, 예를 들어 이렇게(오른쪽 그림) 삼각형 ABC를 그리고, C 를 지나고 선분 AB에 평행한 직선(점선)을 그은 다음, x 끼리 동위각이어서 크기가 같고, y 끼리 엇각이어서 크기가 같고, 그래서 x+y+z 가 평각의 크기와 같게 된다는 거죠?

선생님: 그렇지.

따짐이: 증명은 이게 끝이죠?

선생님: 그래.

따짐이: 이건 단 한 개의 그림만 가지고 증명을 한 것 아닌가요? 이게 아래쪽 x 와 y 부분을 오려서 위쪽 x 와 y 부분에 갖다 맞추는 것하고 어떤 차이가 있죠?

선생님: 아래 그림처럼 삼각형 모양이 달라도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 해서 x+y+z 가 평각의 크기와 같음을 보일 수 있지 않니?

     

따짐이: 하지만 그건 오려서 맞춰 보는 것도 마찬가지죠. 오려서 맞춰 보면 항상 평각이 나오니까요.

선생님: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수학적으로 증명을 했기 때문이지. 삼각형의 세 내각의 크기의 합이 항상 180도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오려서 맞춰 보면 항상 평각이 나온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걸?

따짐이: 그럼 위에서 한 것처럼 증명을 하면, 항상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건가요? 단 한 경우에 대한 증명으로?

선생님: 그래. 하지만 그것은 단 한 경우에 대한 증명이 아니야. 이것으로 모든 경우를 다 말하고 있는 것이지.

따짐이: 이제야 문제의 핵심이 나타나는군요. 단 하나의 증명으로 모든 경우에 대해 다 증명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왜냐는 게 바로 제가 알고 싶은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선생님: 오려서 붙여보거나 각도기로 재서 합해 보는 것과, 위와 같이 증명하는 것과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일까?

따짐이: 글쎄... 실험으로 할 때는 이 각이 몇 도, 이 각은 몇 도 하고 숫자가 나오는데, 증명에서는 숫자 대신 문자를 사용했다는 것?

선생님: 잘 아네.

따짐이: 그, 그러니까 문자를 쓰면 한 경우에 대해 증명하면 모든 경우가 다 증명된다?

선생님: 무조건 문자를 쓰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그 문자들에 아무 값이나 대입해도 똑같이 되도록 증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이 경우 x, y, z 보다는 A, B, C 가 더 기본적인 문자(변수)라고 할 수 있어. x, y, z 는 A, B, C 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니까.

따짐이: A, B, C 가 임의의 값을 취해도 저 증명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건데... A, B, C 의 값이란 무엇이죠?

선생님: A, B, C 가 어느 점이냐는 것이지. 여기서는 A, B, C 가 삼각형을 이루는, 다시 말해 한 직선 위에 있지 않다는 조건 아래에서 평면 위의 아무 점이나 되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야.

따짐이: 정말 상관이 없는지, 아니면 A, B, C 가 묘한 위치에 있으면 저 증명을 그대로 따라갈 수 없게 되는지 어떻게 알죠?

선생님: 거기가 중요한데, 증명을 할 때 A, B, C 가 한 직선 위에 있지 않은 평면 위의 점이라는 사실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으면 되는 거지.

따짐이: 허, 그럴싸한데? 어디 확인해 보죠. A, B, C 로 삼각형을 만들 수 있으니까, x, y, z 라는 각이 생기긴 생길 것이고... C를 지나면서 선분 AB에 평행선을 긋는 것도... 그러면 평행선의 성질에 의해 x끼리, y끼리 크기가 같은 것도... 그래서 합해서 C 를 꼭지점으로 하는 평각과 크기가 같아지는 것도...

선생님: 그래, A, B, C 를 한 직선 위에 있지 않은 평면 위의 ‘임의의’ 점으로 잡아도 항상 할 수 있는 일들이지. 즉 A, B, C 를 어디에 잡든지 상관없이 삼각형 ABC의 내각의 합은 180도라는 것이야.

따짐이: 그렇군! 그래서 증명할 때 ‘임의의’ 라는 말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거군요.

선생님: 그래. ‘임의의’ 라는 말은 증명에서 핵심적인 단어라고 할 수 있지. 또, 증명을 공부하다 보면 하나의 명제를 증명하는 데 몇 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증명할 때가 있지? 그건 문자(변수)의 모든 값에 대해 하나의 증명 방법을 사용하기 어려울 때, 몇 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각각을 다른 방법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지. 이것도 ‘임의의’ 라는 말을 이해하면 왜 그렇게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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