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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사랑 이야기

패스트 푸드 공부

작성자 : 수학사랑|조회수 : 6258

사십 여년 전 초등학생 시절 학생들은 칼로 직접 연필을 깍아 지우개와 함께 미닫이 나무 필통 속에 가지런히 넣고 학교에 다녔다.

학교 공부 시간에는 물론 공책과 교과서로 공부했다.  

 

작년의 일이다.

수능이 불과 3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 우리 반 한 녀석이 "선생님 어떤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까요?" 

 나는 이 녀석의 질문을 잘 알고 있지만 동문서답을 하고 말았다.
"무슨 책으로 공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공부하느냐가 중요한 거야!"

또 덧붙여서 "교과서가 제일 좋은 책이야...교과서 예제만이라도 제대로 공부하면 수능은 충분해..."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지만 아마 전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서가 옛날보다 더욱 발달한 요즈음 사교육 풍토에 젖어 있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요행을 바라고, 남이 정리해 주는 교재와 남이 설명하는 것에 기반을 둔 의존적 학습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칼라플한 디자인에 더욱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획된 참고서, 문제집들...

그저 좋다는 강의만 들으면 수학 실력이 향상될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마음 급한 학생과 학부모들.... 

남을 제치고 잘 선택하여 좋은 요령을 터득하여 점수를 올려보려는 바램...

패스트 푸드적인 공부관이다...

탓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가슴이 답답하다...
심지어 *BS강의를 점심시간에 틀어주고...

아예 공문으로 시청을 독려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공기관이 나서서 유명강사의 강의를 TV를 통해 학교 안으로 들여오려는 생각은 보통 시민들의 사교육 비용을 줄여 줄여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곁에서 학생들을 보면 참으로 측은한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아무리 들어도 원하는 수학공부가 잘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들은 더욱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는 더욱 유명한 사람의 강의을 바란다...

또 하나는 공기관이 본질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사교육의 공부관을 그대로 학교 안에 들여 놓아 공부를 기술이나 요령으로 만드는 것이 문제다.

차라리 수학 개념을 움직이는 그림이나 생활에서의 좋은 예, 또는 본질적인 의미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같은 방송을 만들어 제공하여 학교 수업을 보완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강의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려는 생각은 아니다...

바른 수학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도 제안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재산 가치와 편의성으로 좀더 좋은 위치의 좋은 아파트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안달이다.  

그러는 동안 집의 본래 목적인 "함께 하는 가족적인 삶"이란 개념은 아랑곳 없다. 

비슷하게도 대학입시에 매달려 있는 동안 수학 공부의 본래 목적과 방법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수학공부는 생각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학생이 경험해야 한다.

스스로 읽고, 쓰고, 그리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과정을 성공적으로 돕는 것이 공책이다.

교과서를 미리 예습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표시를 하고 수업 시간에 배우면 된다.

단 공책에 배운 내용을 자기 스스로 쓰고 정리해서 공책을 다 채울 때 자신의 책이 한 권 완성되는 것이다.

곰곰히 이치를 생각하거나, 어떻게 풀 것인가?를 한참 동안 생각하지 않으면 수학적 힘(Mathematical Power)이 생기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다른 문제로 보이는 두 문제는 사실 같은 개념의 문제인 경우는 너무도 많다..

그저 듣고 보고 지나기 때문이다.

 땀을 흘리며 시간을 투자하여 차근 차근 자기 공책을 채워나갈 때 길러지는 수학적 힘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뿐만이 아니라 많은 새로운 문제들을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능력이 되는 것이다. 

수학공부는 정신적인 수련이기도 하다.

참고, 명상하며, 의문을 가지며 공책을 채워나가야 한다. 
샤프 펜슬은 영어로는 기계적 연필(Mechanical pencil)이다.

편리하지만 운치가 없다.

공부하기 전 스스로 향나무 연필을 예쁘게 깎으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과정을 거치고, 공부하는 내용을 공책에 쓰면서, 잘못된 곳은 지우고 다시쓴다면 자연스럽게 수학적 힘이 무럭 무럭 자랄것이다.

이것이 웰빙 공부방법이다.

 먹기 힘들고 냄새나고, 조리도 힘들지만 몸에는 원천적으로 좋은 웰빙음식처럼..
사실 좋은 교사의 모습은 명령(Command)하고 통제(Control)하는 것이 아니라 안내(Guide)하고 도와주는(Help)것이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Easy come easy go!

쉽게 보는 것은 곧 없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책, 지우개, 연필은 웰빙 공부의 기본적인 도구이다.
교사가 된지 30년쯤 되어 이제야 나는 고개를 갸우뚱 이해가 안가는 듯 보이는 학생들을 애써 열심히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안내하고 도와주는 수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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